책 리뷰

<슈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 교과서>를 읽고

vainmus 2019. 4. 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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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살면서 빚내서 주식을 해라!

대놓고 이렇게 말한 사람이 있다면 아마 한소리 들을 거다.

"별 거지같은 놈 다 보겠네"

하지만 이 말의 주인공이 백억 따위는 가뿐히 뛰어넘는 주식 부자라면...?


슈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 교과서

 

2000년대 중후반, IMF 사태 이후 2000년 초부터 이어져온 부자 되기 위한 재테크 열풍과 주식시장 호황으로 수많은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름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안타깝게도 별 인기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1  흙수저도 희망이 보인다!

 

내가 고통받고  아파한 것 만큼이나 경험이 많은 선생님이 내 곁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나는 그 선생님에게 의존하며, 스스로 많은 것을 터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 스스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가 고통 속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흙수저가 서러운건 돈도 돈이지만 자신을 이끌어줄 인맥이나 스승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늘 금수저 보다 못한 삶이 예정되어 있다고 여긴다. 암울하다. 하지만 저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희망이 있는 듯하다.


'혼자이기에 고통이 있었지만 더 잘할 수 있었다.'


근데 그 '고통'은 어느 정도였을까?

작은 고통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으니.

하지만 큰 고통이라면...?


 2  주식부자가 되는 법


거두절미!


바로 저자가 주식으로 부자가 된 방법을 소개한다.

 

~ 그 동네 유동인구, 교통상의 흐름, 손님 등을 모두 완벽하게 조사했다

~ 내가 생각하는 규모의 업소에 가서 밥을 먹어보고 , 그 집의 일정한 매출, 그 집의 매입(시장비, 재료비 등), 인건비, 감가상각비, 인테리어비 등등...       몇 날 며칠을 시장조사에...

 

자문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분에게 인간적으로 접근했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와중에 내가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야 했다.

~경리를 따로 만나서  매출과 사입량 비용, 지출 등을 물어보았다. 주방장을 만나 커피를 한잔 마시며 어떤 재료를 쓰는지, 손님들이 선호하는 요리가 어떤 것인지...

~지배인에게는 어떤 관공서와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와서 비즈니스를 하는지...

~장보는 비용이 얼마라는 얘기를 들으면 실제 그 집의 거래처에 가서 맞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 식당에 가서 물량을 체크... 

~손님이 몇 분이나 오는지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기록...

~(나중에는) 그 숫자와 그 집 메뉴를 비교해 보면 하루 매출액이 짐작이 되었다.

~낮에는 발품을 팔며 조사했고, 밤에는 계산을 했다.

~얼마나 많이 자판을 두드렸는지 계산기가 한 달을 버티지 못했다.


~ 요즘 TV에서 체인점 프랜차이즈점 광고하는 것을 보면 나는 웃음이 나온다. 

~ 무작정 믿지 말고 자기가  직접 손으로 두드려보고 발품을 팔아 대여섯 군데 이상을 조사해서...

 

- 책 본문에서 발췌 -


주식 투자자 이전에 저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일식집 '대어'의 사장이었다.

얼마나 철저하게 시장조사를 하고 업무를 파악했는지 감이 오지만 뼈저리게 체감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보다 와 닿는 소박한 다가구 주택을 예로 들어본다.


월세 놓으려 다가구 주택 살 때 확인할 것

 

발품을 팔아 부동산 대여섯 군데 가보고, 마음에 드는 매물을 본다.

집 가격과 융자 유무, 세입자 현황, 밀린 월세는 있는지 없는지,

만약 월세가 연체된다면 명도소송을 할 수 있는지,

옥상에 방수페인트는 제대로 칠해져 있는지, 건물 외벽에 이상은 없는지,

각 가구마다 수도관, 전기선은 잘 연결되어 있는지,

근처에 학교, 병원, 사무실, 공장 등이 있어 임대 수요가 확실한지...

혹 주변의 토지계획 변경이 있어 대규모 도시형 생활주택이 들어서 세입자 구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은 없는지...


사업이 아닌 단순 월세를 받아먹는 건데도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하물며 전직 대통령과 고위층들이 드나드는 고급 일식집이면 말할 것도 없다.

 

  1. (내 사업을 하면서) 기업이 돌아가는 원리를 체득한 결과다.
  2. 나는 그 원리를 주식에다 적용하기로 했다.


이 책은 위의 두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직 두 문장으로 충분하다.

15살부터 밑바닥부터 시작해 20대에 자신의 식당을 운영해 성공한 인물의 노하우.

앞에 책에서 발췌한 내용, 다세대 주택의 예를 들어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해 보려 했다.

헌데 이건 도저히 책을 보거나 남의 얘기를 통해 배울 수 없는 것이다.

도서관에 틀어박혀 주식 공부를 하는 것보다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직접 운영해 보는 게 눈을 틔우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결국 이 책에는 부자가 되는 방법 같은 건 없는 셈이다.

(물론 저자의 주식투자 경험과 방법을 서술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표면적 얘기일 뿐)


하지만 나름 깨닫게 되는 건 있다.

기업을 분석해서 투자를 하는 가치투자.

단순 재무제표 조금 파악했다고 하는 게 아니다.

내가 그 회사의 모든 것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비로소 움직여야 한다는 것.

내가 투자할 회사, 기업에서 무슨 일들이 오가는지 세세하게 다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3  고통, 한, 독기, 배고픔


책의 저자는 57년에 태어났다. 전쟁이 끝난 지 불과 4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했고 사회 시스템도 엉망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고아라니...


눈칫밥을 먹기 싫어 무작정 대도시 부산으로 가 숙식을 제공해준다는 말에 일식집에 잡부로 들어간다. 그의 나이 15살. 먹여주고 재워주니 월급 따윈 없다.

 

낮에는 일자리를 알아보려 다니면서 무작정 굶어야 했고, 저녁에는 밥 대신 수돗물만 먹으면서 일주일을 버텼다.


(요리사는 화풀이로) ~ 국자를 들어 나를 때렸다 ~ 재수가 나쁘면 국자 날로 머리를 찍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귀밑으로 흘러내렸다 ~ 

재빨리 손으로 닦아서 마치 생선 피인 것처럼 해야 했다.

~살갗을 다치는 아픔보다 한 인간으로서 자존심을 베이는 상처가 쓰렸지만 나는 끝까지 참았다.

~나는 달리 갈 곳이 없었던 것이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담담하게 써내려 갔지만 몸과 마음의 고생은 엄청났음을 알 수 있다. 아니 알 수는 있지만 제대로 느끼지는 못 할런지도 모른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니.

우리는 저자의 고통스러운 지난날들을 책을 읽어도 체험은커녕 느낄 수도 없을 것이다.

그냥 죽을 만큼 힘들었겠구나 하고 정리하는 수밖에.


더 간단하게 저자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 요약해도 되겠다.

열다섯 살이 다 되도록 팬티라고는 입어보지 못했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팬티(빤스)가 주는 어떤 느낌이 있다. 

마지막 단 한 올, 젖 먹던 힘까지 짜내는 그 무엇.


"마누라 속옷까지 팔아서..."

"이왕 도와줄 거 화끈하게 빤스 벗고 도와줘라 좀!"


너무도 가난하여 남들은 당연히 가지고 있고 마땅히 누리고 있는 것, 그리고 그런 보통의 삶을 나는 살고 있지 못하다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이렇게 되려나?

 

긍정적인 '한'의 가치는 학벌이나 인맥보다 훨씬 크다.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세상을 헤쳐나갈 힘을 준다.

~나는 내 불행했던 어린 시절이 내게 만들어준 '독기'에 감사한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맨손으로 시작해 엄청난 부를 일구어낸 대한건아'

 '젊은 날의 고생 끝에 맺어진 달콤한 성공의 결실'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 하라!'

 '게으름 피우지 말고 노력을 하란 말이다!'

 '한, 독기, 배고픔, 고통, 그리고 이를 극복해가는 불굴의 의지'

 

꼭 흙수저가 성공하려면 꼭 불굴의 의지로 한과 독기와 배고픔과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하는 걸까?

쌍팔년도에나 통했을 이야기.

물론 일리는 있지만 요즘은 자기가 좋아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게 더 마음에 끌리지 않은가? (너무 이상적일 수도...)

그래, 불굴의 의지와 한을 노력으로 승화시킨다 치자. 저자는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4  각인된 기억


출처가 기억나진 않지만 어디선가 읽었던 내용을 써본다.


한 개인의 정체성은 그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다.

불굴의 의지란 강하게 '각인된 기억'의 다름 아니다.

그냥 기억이 아니라 몸과 마음에 새겨진 기억이란 뜻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 조금 더  늦잠을 자고 싶지만 빨리 일어나서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할 이유(기억)가 강하게 뇌리에 떠올라 급히 이불을 걷어차고 밖으로 나온다.
  • 화창한 봄날을 만끽하고 싶지만 장학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어두컴컴한 도서관으로 향한다.  고생하시는 어머니가 계속 떠오르기 때문이다.
  • 맛있는 돈가스를 먹다 체한 경험이 생생하게 떠올라 다시는 먹지 못하겠다.
  • 사랑하는 형을 불구로 만든 상대방이 계속 떠오른다. 쉴 수 없다.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형의 원수, 상대방과 링에서 킥복싱으로 겨뤄 반쯤 죽여놔야 한다. (영화 킥복서의 내용, 나약했던 동생이 형의 반신불수라는 정신적 충격을 노력과 의지로 승화시켜 결국 복수에 성공한다)

하나 밖에 없는 형이 반칙을 쓰는 상대방에게 맞아 불구가 된다.
나약했지만 형의 반신불수가 엄청난 자극이 되어 결국 복수에 성공, 상대를 반 죽여놓는다.

-영화 KIckboxer(1989) 화면 캡처-

어린 시절 꽤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는데 나중에 블로그에 포스팅해 볼 생각이다. 



 

  • 가수 비. 박진영의 눈에 들기 위해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춤을 추고 데뷔 후에도 성실한 자세로 몸을 만드는 등 노력파란 수식어가 붙는다. 병원비가 없어 아픈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때의 아픈 기억이 계속 떠올라 성공을 위한 노력의 자극제가 되었을까?
  • "군대 전역 후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사는 거 같더니 어째 3개월을 못 넘기냐?" (이건 강하게 각인된 기억이 아니라 약한 기억인 걸까?)


그럼 어떻게 하면 기억을 '각인'시킬 수 있을까?


나무판을 어설픈 힘으로 누르면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무지막지하게 강한 힘으로 누르면 깊은 홈이 파진다. 기억도 마찬가지다. 정신을 짓누르는 강한 힘과 충격이 필요하다.


저자는 어린 시절 너무나도 크고 죽을 것 같은 고생을 했다. 그랬기에 부지런하고 성실해야 한다는 기억이 '각인'된 것이다.

저자가 항상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이끈 '각인된 기억', 그 기억의 '홈'을 파이게 한 어린 시절의 충격(가난, 설움, 절박, 배고픔).

 

긍정적인 '한'의 가치는 학벌이나 인맥보다 훨씬 크다.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세상을 헤쳐나갈 힘을 준다.

~나는 내 불행했던 어린 시절이 내게 만들어준 '독기'에 감사한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한'과 '독기'가 없는 대부분의 일반인은 강한 의지력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그만큼 큰 충격이나 고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만큼 평탄한 삶을 살았다는 것 일 수도 있으니 뭐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5  결론


주식투자를 하는 방법에서 각인된 기억이라는 곁가지로 얘기가 흘렀다.

그래서 요점을 뽑아 마무리를 지어볼까 한다.


저자가 주식투자에 성공한 이유는 사업, 기업이 돌아가는 구조를 낱낱이 이해했기 때문이고

이는 책만 봐서는 알 수없다. 직접 그 세계에 뛰어들어봐야 한다. 하다못해 작은 포장마차라도 운영해보며 장사 전반에 걸친 안목을 키워야 한다.

 

 

  1. (내 사업을 하면서) 기업이 돌아가는 원리를 체득한 결과다.
  2. 나는 그 원리를 주식에다 적용하기로 했다.


책으로 그 방법을 터득하려 했던 나 같이 게으른 독자는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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