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초등학교가 국민학교였던 시절.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높지 않았다. 해외여행은 지금처럼 아무나 갈 수 없었다. 집에 돈이 있어야 했다. 담임 선생님이 유독 대놓고 편애한,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귀티 나고, 반장을 도맡아 하던 부잣집 아들 . 방학 동안 미국 하와이에 다녀왔다고 자랑을 하며 얘기를 시작한다. 반 아이들이 다 그 주위로 몰린다. 허약체질인 나 같은 애들한테 으스대며 못살게 굴던 덩치 크고 싸움 잘 하던 녀석들도 그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이상하게도 자기들보다 힘도 약한 반장 앞에만 서면 순한 양이되어버린다. 옷을 깔끔하게 입고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애들도 그 아이 주위에 동그랗게 몰려들어 얘기를 듣고 있다. 나도 끼어들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