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운동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변비의 원인과 치료 (2)

vainmus 2019. 10.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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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싸는 사람!

2019/10/09 - [건강 & 운동] -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변비의 원인과 치료 (1)

 

변비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똥 안 마려움, 그리고 똥 안 나옴.

 

지난 글에서는 똥 안 마려움의 이유 3가지, 지나친 소식, 운동부족, 긴장을 설명했다. 

 

똥 안 마려움

 

똥 안 마려운 이유, 넷!

 

변비에 걸리면 괴롭다. 내 뱃속에 묶은 똥이 가득 차 있다고 생각만 해도 혐오스러울 지경이다. 이럴 때 즉각 효과를 보는 방법이 있는데 변비약 복용이다. 식물성 섬유로 똥의 재료를 만들어 주는 보조제, 유산균을 알약처럼 만들어서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약 등은 변비약에서 제외한다. 이렇게 하면 남는 건 장에 일시적 자극을 주어 똥을 내보내게 하는 약이다. 

 

중학교 때 변비약을 복용한 내 경험에 의하면 대략 30분 정도 지나서 배가 살살 아파오고 똥을 싸게 된다. 그런데 시원하지 않았다. 

 

시원한 쾌변은 장마철 폭우라고 하자.

변비약을 먹고 싸는 똥은 이렇다. 

기상 변화를 일을킬 수 있는 초능력자가 있다.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해 마른 하늘을 쥐어 짜낸다.

우르릉 쾅쾅.

먹구름이 끼고 천둥 번개가 치고 난리다.

그런데 비는 찔끔찔끔 내린다. 

 

변비약은 권할 만한 게 못 된다. 장에 자극을 가해 배변활동에 일시적 도움이 되지만 장이 여기에 익숙해지면 변의, 그러니까 똥 마려운 느낌이 없어지게 된다. 변비약을 먹어야만 장이 운동하고 똥이 마렵게 되는데 문제는 이게 내성이 생긴다는 거다. 더 많은 양을 먹어야 한다. 나중에는 장무력증이라고 장이 멈춰버리는 증상까지 나타난다고 들었다. 이렇게 되면 장을 절제해야 한다고...

 

그러니 변비약은 마음속에서 멀리 떠나보내자!

 

 

똥 안 마려운 이유, 다섯!

 

자세한 매커니즘은 모른다. 하지만 잠을 잘 못자거나 안 자면 다음날 아침에 똥이 마렵지가 않다. 질 좋은 수면과 장 건강과 배변활동 사이에는 분명 연관 고리가 있다. 조금 더 발전시키면 규칙적인 생활이 변비 고치는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내가 변비 때문에 서울의 대형변원(현대 아산 병원) 가서 치료를 마치고 마지막에 들었던 소리가 식물성 섬유 풍부한 음식 섭취, 그리고 규칙적 생활 습관이다. 

 

언젠가 TV에서 명문대 학생의 얘기들 보여준 적 있는데 대장암이 걸렸다고 한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아마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학업이 문제였을 거라고 본다. 바쁘니 끼니를 못 챙겨 먹거나 밀가루 인스턴트식품으로 때운다. 잠도 잘 못 잔다. 이런 생활 패턴은 변비 걸리기 딱 좋다. 제아무리 장이 건강해도 변비가 안 생길 수가 없다. 

 

맑은 정신과 높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잠을 자라고 하는데 나는 한 가지를 더하고 싶다. 

똥을 잘 싸기 위해서는 잠을 잘 자야 한다. 시간이 되면 억지로라도 자리에 누워야 한다. 잠을 줄여가며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참 멋있고 자랑스러워 보이겠지만 다음 날 똥을 못 싸면 말짱 꽝이다. 언젠가 변비로 고생하고 대장암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번 아파 병원 신세를 지면 그동안 잠을 쪼개가며 아꼈던 시간, 그리고 돈이 그대로 날아가 버린다. 

 

지금까지는 변비 종류 중 하나인 똥 안 마려움에 대해서 썼다. 

다음은 똥 안 나옴이다. 

분명 똥이 마려 화장실 가서 변기에 앉는데 똥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똥 안 나옴

 

똥 안 나오는 이유, 하나!

 

전날에 물을 안 마셔서 그렇다. 군대에서 유격 훈련을 받았다. 땡볕에 운동장에서 뛰고 구르고 그냥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똥개가 되었다. 운동량이 엄청나서 밥도 많이 먹었다. 뱃속으로 들어가는 대량의 음식물과 엄청난 활동량을 통한 장 연동운동의 활성화!

변비란 있을 수 없었다. 활발한 장운동으로 인해 쭈구리고 않으면(재래식 화장실이었음) 그냥 0.5초 만에 전날에 먹은 음식들이 다 쏟아져 나와야 했지만 아니었다. 분명 똥이 마려운데 조금밖에 안 나왔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고나서야 깨달았다. 물을 충분히 먹지 않으면 장 속에 있는 똥이 딱딱하게 굳는다. 대장의 역할이 소화되어 나온 음식물의 수분을 흡수하는 거라고 한다. 그리고 남은 찌꺼기가 똥이다. 

 

내 느낌으로는 장 벽에 딱딱히 달라붙어 힘을 줘도 제대로 배출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억지로라도 물을 정해진 양만큼 마신다. 개인차가 있으니 몇 리터, 몇 컵을 먹느냐는 여기서 정할 수 없다. 

그냥 마시고 나서 다음 날 똥이 부드럽게 나온다면 알맞게 마신 거다. 

 

 

 

 

그냥 물만 자주, 많이 마셔주면 변비를 예방할 수 있지만 억지로 마셔줘야 하는 귀찮음과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게 문제다. 특히 갑이 아닌 을의 입장이라면 아무래도 눈치가 보일 수 있으니.

화장실로 뭐라 하는 사람 있으면 이렇게 말하면 된다. 

제가 변비가 있어서 물을 자주 마셔야 해요!

쪽팔리다고 여기면 안 된다. 

 

아직까지도 박정희를 찬양하는 대한민국이다. 군부독재 시절의 맹목적 충성심의 다른 이름인 성실함을 잣대로 사람들이 평가되어 획일적으로 점수가 매겨진다. 

자주 화장실에 가는 건 수업, 근무 태도가 불량하다는 인상을 준다. 찍히면 타격이 크다.

물을 마시자니 화장실로 자꾸 자리를 비우게 되고, 안 마시자니 변비에 걸리고... 진퇴양난이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묘책이 있다. 

단순하다.

변비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면 상황이 바뀐다.

더 나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제가 똥을 못 싸서요"라고 하면 된다. 보다 더 선명하게 상대방의 뇌리에 박힌다. 

근무 태도 불량, 성실함 부족에서 변비와 투병 중인, 무한히도 애를 쓰고 노력하는 의지의 한국인으로 프레임 전환이 이루어진다. 

 

출처 : KBS 뉴스 캡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프레임 전환은 이 분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92년 대선 당시 부산 초원 복집에 부산 지역 권력자들과 김영삼 대통령 당선을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할 음모를 꾸미지만 이내 들통나 버려 커다란 정치적 후폭풍이 닥쳐오려는 순간, 번뜩이는 기지로 '지역감정' 조장이 아닌 '불법도청' 사건으로 프레임을 전환하여 위기를 벗어남과 동시에 정적들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호랑이에게 물려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난다는 속담의 적절한 예가 아닐까 싶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말이 있다. 먹는 건 원초적인 건데 이걸 걸고 넘어지면 사회적 저항에 부딪치게 된다. 최소한의 인정이 있고 사람 사이의 도리가 있는 법이다. 

원초적인 건 건드릴 수 없다. 똥 싸는 것 만큼 원초적인 것이 또 있을까?

아무리 슈퍼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도 변비로 사람을 윽박지르지는 못 할 것이다. 

 

똥 안 나오는 이유, 셋!

 

다음 번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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