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운동

복싱의 장점

vainmus 2019. 9.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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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ixabay

 

접근성

 

일반인들의 운동.

대부분의 선택지는 두 가지인 것 같다. 집 근처 공원에서 산책이나 조깅을 한다. 아니면 보다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동네 헬스클럽에 등록한다. 

다들 평범하고 무난한, 접근성이 좋은 운동들이다.

 

여기에 제3의 선택지를 포함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복싱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동네에 널리고 널린 게 헬스클럽이지만 이에 못지않은 것이 복싱 체육관이다. 집에서 가깝다는 것,  또 어느 동네에서나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러시아 군용 무술 시스테마, 이스라엘 특수부대가 하는 무술 크라브마가 같은 것은 서울 강남 같은 특정 지역에 있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이에 비해 복싱 체육관은 어디에나 있으니 접근 편의성 하나는 끝내준다

 

카카오맵에서 헬스장으로 검색했을 때

 

카카오맵에서 복싱으로 검색했을 때

 

카카오맵에서 주짓수로 검색했을 때

 

체지방 감소

 

복싱 다이어트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유도 다이어트라는 말은 없다. 씨름 다이어트, 레슬링 다이어트, 택견 다이어트, 절권도 다이어트, 태극권 다이어트도 뭔가 많이 어색하다. 그만큼 여러 운동 중 특히나 복싱이 살 빼는 데 탁월하다는 얘기다. 

 

달리기와 비교한다면 복싱은 100m 전력질주가 아닌 마라톤에 가깝다. 주먹을 있는 힘껏 세게 친다기보다는 최대한 많이 오랜 시간 내 지르는 것에 중점을 둔다. 힘껏 헤비백을 치다 보면 어깨와 팔이 지치는데 이때도 그냥 쉬는 게 아니라 스텝을 밟고 상체를 이리저리 움직여(위빙과 더킹) 상대방 주먹을 피하는 동작을 연습한다. 

계속 숨이 차면서 오랜 시간 동안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내 경험을 말하자면 이렇다. 

복싱을 처음 시작하던 30살에 하루에 4끼를 먹었다.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운동 후 야식.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일반 밥공기 보다 더 큰 국그릇에 밥을 퍼서 4끼를 먹었으니 정말 많이 먹은 셈이다. 

덕분에 복싱을 하면서 왜 살이 안 빠지냐는 관장님의 의문어린 질문도 받았다. 

바꿔 말하면 복싱을 했기에 살이 찌지 않았던 거다. 

관장님이 하루 4끼 밥 많이 먹는 관원이라고 하도 떠들어서 그런지 몇몇 여자회원들 사이에 나는 굉장한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마음껏 먹고, 먹고 싶은 대로 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대단한 사람!

난 그녀들에게 축복받은 체질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2끼로 줄이게 되었다. 점심, 저녁. 

살이 정말 무서울 정도로 빠졌다. 물론 복싱을 정말 열심히 하던 때였다. 그만큼 재미도 느꼈었고. 

관원 중 한 사람이 내가 운동하는 모습을 찍어줬는데 마치 군대 가기 전 고등학생, 20대 초반의 내 모습을 보는 듯했다. 

'내가 이렇게 날씬했나'

몸 전체가 정말 경쾌하고 가벼워 보였다. 물론 지금은 살이 쪄서 좀 아니지만. 

 

아무튼, 복싱을 억지로 다니면서 설렁설렁 하지 않고 재미를 붙이기만 한다면 저절로 살은 빠진다

일단 재미가 한 번 붙으면, 글러브를 끼고 헤비백을 치고 싶어 몸이 근질 거리는 지경이 되면 살 빼는 것은 시간문제다. 

단, 하루 4끼가 아닌 3끼만 먹는다면. 

 

최강의 실전 운동

전에도 글로 정리했지만 복싱은 최고의 실전 운동이다. 여기서 실전은 물론 대한민국 모든 남자들이 생각하는 바로 그 길거리 싸움이다. 하지만 그 맥락과 양상은 많은 이들이 상상하는 것과 다르다. 여기에 대해서 한 번 더 써보겠다.

 

시비가 붙었을 때는 두 가지 경우밖에 없다. 

내가 때리거나, 내가 맞거나.

 

때리면 상황 종료다. 자력구제를 인정하지 않고 정당방위의 해석이 몹시 좁은 대한민국 법체계 안에서 상대방에게 주먹질을 한다는 건 자기 인생 자기가 꼰다는 말과 다름없다. 까짓 거 경찰서 갔다 오지, 하고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니다. 내일 출근하거나 학교에 가기 위해 잠을 자야 하는데 시간도 뺏기고, 또 여러모로 신경 쓰고 마음고생할 일이 많아진다는 거다.

일과 공부 등이 제대로 될까?

김연아급 강철 멘탈이 아니고서야 평온한 일상이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삶 자체가 힘겨워지는데 실전은 무슨 실전인가?

 

결국 후자를 택해야 한다. 맞는 방법밖에 없다. 

여기서 또 두 가지로 갈린다. 

복싱을 제대로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생각해보라. 

복싱 선수가 골목길에서 껄렁한 놈들에게 몇 대 맞았다고(맞지도 않겠지만) 엄청난 흑역사로 남아 몇 날 며칠을 두고두고 이불킥을 할까?

절대 아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나도 안 한 사람이라면 다르다. 억울함과 분노에 한동안 잠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그 정신적 고통은 오죽하려나. 

 

 

 

 

 

길거리를 다가가 5살 꼬마가 "이 바보야!'라고 했을 때 어른이면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제 갈 길을 가겠지만, 똑같은 5살 또래라면 굉장히 기분 나빠할 것이다. 

난 이것과 마찬가지로 본다. 

 

굳이 상대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내가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육체적 능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다. 겁쟁이 쫄보가 되느냐, 못난놈 무시해버리는 어른이 되느냐의 차이다. 이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마음속으로 느끼는 그 무엇이다. 

 

내일 중요한 미팅이 있는데, 요즘 영어 공부가 잘 되고 있는데, 닭가슴살 먹어가며 몸 만들고 있는데, 등등, 저마다 재미를 느끼며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가 누구에게 얻어맞는 불상사가 생기면 분함 때문에 이런 발전적이고 건전한 생활패턴이 일시에 무너진다. 복싱은 이런 사고에 대한 정신적 보험이요 방어막이 될 수 있다. 

 

단, 줄넘기하고 샌드백만 치는 건 효과 없다. 직접 링에 올라가 스파링을 많이 해봐야 한다. 생활체육대외 우승이나 프로 테스트 합격까지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사기를 안 당한다

 

요즘 운동과 무술에 대한 유튜브를 종종 보는데 간혹 사기성이 짙은 영상을 보게 된다. 

여기서 함부로 거론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걸릴 테니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복싱 스파링을 해보면 거의 100%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전개된다. 상상했던, 또는 영화 속 주인공 같은 깔끔함, 멋있음, 화려함 따위는 없다. 그냥 막 주먹을 휘두르며 헐떡이는 숨이 오가는 더러운 개싸움의 향연이 펼쳐진다. 드라마 같은 데서 한참을 싸워 적들을 물리치는 전자의 이야기는 순 거짓말이다. 1분을 제대로 버티기도 힘들다. 

이런 과정을 많이 겪다보면 어느 정도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되고 복싱 외의 다른 종목(무술)에 대한 보는 눈이 아주 조금 열린다.

 

뭔가 있어보이는 많은 무술이 있지만 상당수는 복싱과 같은 자유대련이 아니라 제대로 공격을 하지 않는 시범자를 대상으로 기술을 선보이는 것들이다

초등학생이 길거리에서 울고 불고 지랄발광을 해도 제대로 제압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하물며 필사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상대를 깔끔한 기술로 무찌른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또 이런 무술들은 복싱 체육관에 비해 엄청 비싸다. 제대로 검증이 되지도 않았다. 설사 검증이 되었다 해도 여전히 가성비가 나쁘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누구는 민망한 쫄쫄이 입고 바닥을 구르는 병신같은 스포츠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있는 최대의 근력을 끌어모아 맹렬히 겨루기를 하는 과정을 밥 먹듯이 하는 운동이기에 레슬링의 실전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 같다. 

비록 타격은 없지만서도.

 

결론, 복싱(꼭 복싱이 아니더라도 자유대련과 스파링이 있는 레슬링, 유도, 킥복싱 같은 운동)을 하면 신비의 무술, 최고의 살상 무술 등의 꼬임에 넘어가 돈과 시간을 뺏기지 않을 수 있다

 

단, 복싱의 숏 펀치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숏 펀치는 서로 몸과 몸이 맞닿아 있을 때 쓰는 기술이다. 

대부분의 엉터리 무술 시범이 가만히 있는 상대에게 가까이 접근해 기술을 거는데 계속 짧은 펀치가 쉴 새 없이 날아온다면 어림도 없을 것이다.

 

운동신경이 좋아진다

 

비록 주관적이긴 하지만 예전 보다 몸 움직임이 민첩해진 것을 종종 느낀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 것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몸의 기능이 남들을 압살할 정도로 월등히 좋아진 것이 아니다.

예전에는 몸치였지만 지금은 그것을 벗어난 상태라고 보면 된다. 

음치 클리닉 다닌다고 가수가 되진 않는다. 그냥 회식때 노래방에서 무난하게 노래부를 수 있을 정도가 된다, 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둘째, 꼭 복싱만이 운동신경을 발달시키는 건 아니다.  

운동 종류는 많다. 

유도, 배드민턴, 축구, 농구 등등. 

헬스클럽 처럼 아령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운동이 가지는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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