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운동

어떤 복싱 체육관을 골라야 하나?

vainmus 2019. 4.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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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동을 한다. 동네마다 2~3개 있는 것이 헬스클럽이 이를 잘 보여준다. 

(흔히들 운동한다 하면 다들 헬스 한다고 여기곤 한다)

그리고 동네에 헬스클럽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꼭 1개 이상씩 있는 것이 복싱 체육관이다. 

정말 투기 종목 중에 복싱만큼 저변이 넓은 것도 없을 것이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어떤 복싱 체육관을 골라야 하나?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잘 알고있듯이 그냥 집에서 가장 가까운 체육관 가면 되나?

(맞다, 이건 진리다!)

아니면 그보다도 무조건 저렴한 체육관?

(이것도 맞다, 모든 불편과 단점을 극복하게 만들어 주는 게 바로 가성비니까)

그것도 아니면 온갖 시절이 빠방하게 구비된 체육관?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제일 먼저 봐야 할 것은 바로...

 


 

1. 단체 운동의 유무 (초보자의 경우)

 

단체 운동(GX, Group Exercise)가 있는 체육관이 좋다.

대부분의 초보자가 처음 복싱 체육관 가면 어떻게 될까?

예전엔 처음에 줄넘기만 몇 십분 하게하고 거울 보며 스텝 연습시키면 끝나곤 했다.

물론 혼자서.

요즘은 이런 체육관이 별로 없다고 해도 초보자의 경우 아직 몸이 복싱이란 스포츠에 적응되지 않았는데 멋들어지게 쉐도우 복싱을 하거나 헤비백을 팡팡 때린다는 건 무리다.

잘 되지도 않고, 또 조금만 해도 금방 지쳐 하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바벨, 덤벨을 들고 웨이트만 줄곧 하자니 헬스클럽 하고 다를 것도 없고(돈은 헬스클럽보다 비싸게 받으면서)... 

그나마 친한 친구와 같이 왔다면 서로 얘기하느라 심심하진 않을 테지만 혼자서 등록을 했다면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단체 운동이다. 대한 할 거 없다. 

그냥 체육관 관장이나 코치가 사람들 모아서 이런 저런 무산소와 유산소의 중간쯤 되는 강도로 운동을 시켜준다고 보면 된다. 

군대 다녀온 남자들 기준으로 보면 유격 훈련 때 실시하는 PT의 저강도 버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여자 입장에선 단체 에어로빅 정도로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내가 다니는 체육관에서 사진을 가져와 봤다. 

 

꼭 정해진 운동만이 아니다.

관장님이 서로 모르고 뻘쭘한 회원들끼리 1:1로 마주보게 하여 인사시키고 서로 복싱 글러브 끼고 공격과 수비를 천천히 연습시키는 것, 여러 명이서 단체로 코치의 구령에 맞춰 어퍼컷, 훅, 위빙, 더킹 등의 복싱 동작을 하는 것, 서로 돌아가며 버피 테스트 하기 등등...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핵심을 말하자면 처음 와서 조금 낯을 가리는 관원, 운동 생초보자 등의 사람들에게 혼자 떨어져 소외감을 느끼게 하지 않고 운동에 참여하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체육관이 좋다는 얘기. 

 

내가 오랫동안 체육관을 다녀보니 처음 2개월 정도가 초보자들에겐 고비인 것 같다.

그 2개월 안에 운동에 익숙해지고 재미를 느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 복싱을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쉽게 그만두곤 했다. 등록하고 약 한 두 달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체육관 분위기와 복싱이란 종목에 몸과 마음을 익숙해지게 만들어 주는 지도 노하우가 복싱 체육관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본다. 

살을 빼는 것, 복싱 자체의 실력을 늘리는 것, 건강을 유지하는 것.... 모두 다 최소 3개월 이상 해야 뭔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다. 그런데 그 이전에 재미가 없고 적응이 안되어 그만둔다면 체육관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개인으로서도 손해다. 그래서 관원들에게 계속 체육관에 오게끔, 도중에 빠지고 그만두지 않게끔 단체 운동으로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관장의 실력이 아닌 관원들의 실력(생활체육, 프로 테스트 준비자의 경우)

 

WBA, WBC 세계 챔피온 출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등 체육관을 운영하는 관장의 이력이 화려한 체육관이 있다. 

이런 체육관이 무조건 좋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어느 정도 초보자 티를 벗고 이제 복싱에 몸이 익숙해지고 재미를 붙이게 되면 슬슬 욕심이 생긴다. 

남들보다 좀 잘 해보고 싶다는 그런 욕심. 이건 어쩔 수 없다. 스파링이란 게 있으니 서로 붙어보면 잘하고 못함의 차이가 눈에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여기서 흔히들 착각하는 것이 관장이 대단하면 자연히 체육관 다니는 관원인 나도 대단하게 될 거라고 믿는  거다. 

물론 전국구급, 세계구급 선수 출신 관장님만의 특별한 방법, 노하우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초보를 갓 벗어난 사람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때릴 때 주먹의 각도, 상대방과 클린치(서로 몸이 엉켜있을 때)로 붙어 있을 때의 어깨로 튕겨내는 방법 등등 많은 것들이 있는데, 내 경험으론 이거 알려줘도 실제 스파링이나 생활체육대회에서 못 써먹는다. 

링에 올라가면 아무 생각이 없고 그냥 숨차고 힘들기만 하다. 그냥 지저분한 막주먹의 향연이 펼쳐지고 서로 그로기 상태에 이를 때쯤 시합은 끝난다. 

관장님의 고급 노하우는 나중에 내 스스로가 고급자가 되었을 때나 빛을 발한다. 

생활체육 복싱대회나 거기서 좀 더 나아가 프로테스트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세한 고급 노하우가 아닌 그냥 기본기다. 특정 상황을 가장한 고급 기술이 아닌 그냥 어떠한 상황에서든 그냥저냥 쓸 수 있는 범용 기본기.

인터넷 조금만 쳐보면 금방 나오는,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기. 아무리 실력 없어 보이는 관장도 이런 기본기는 다 알고 있고 또 회원들에게 전수해 줄 수 있다.  

그래서 난 관장의 실력이 아닌 회원들의 실력이 체육관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한다. 

기본기는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쳐도 복싱 실력을  확실하게 내 것을 만들 수 있는 건 스파링밖에 없는다.

다양한 체급, 경험을 가진 두터운 회원층이 있으면 그에 맞춰 서로 스파링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경험치가 계속 쌓이고 또 이는 바로 나의 실력으로 남는다.

이건 백번천번 관장님의 말씀만 들어서는 체득할 수 없다. 

 

  • 키가 커 팔이 긴 사람
  • 팔다리가 짮은 대신 굉장히 야무진 체구의 저돌적인 사람
  • 아직 근력은 많이 안 붙었지만 눈빛이 매섭고 사나운 성격의 고등학생
  • 나이를 먹어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씨를 가진 30대 이후의 아저씨
  • 군대 갓 전역하고 체력이 오를대로 오른 20대 초중반 
  • 기타 등등...

이렇게 다양한 사람과 스파링을 할 수 있으면 링과 주먹에 대한 공포감을 상당 부분 떨쳐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보다 침착한 마음으로 다음번 스파링에 임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이제 비로소 붕붕 막 주먹이 아닌 그동안 연습했던 기본기들이 슬슬 자연스럽게 나오니 시작한다. 

 

체육관 관원들의 실력 확인 방법은 간단하다. 

처음 체육관 들어갔을 때 입구에 회원들이 생활체육대회 상장, 트로피, 그리고 프로테스트 합격증과 합격 사진이 여러개 걸려 있으면 된다. 

참고로 말하는데 무슨 사람 키만한 커다란 트로피에 무슨무슨 우수 지도자 상... 이런 게 한 두 개 있는 게 아니다.

그냥 그냥 싸구려 느낌나는 조그만 트로피가 여러 개, 아주 많이 있어야 한다. 

엘리트 선수 출신 관장의 금으로 도금된 거대한 트로피 단 하나가 아닌, 그냥 동네 아저씨가 체육관 좀 다니다 그저 그런 생활체육대회 나가서 상 타 왔는데 이거 뭔가 트로피가 싸구려 같네... 그냥 플라스틱에 금색 칠했네... 이런 느낌의 트로피가 있어야 한다. 그것도 여러 개!

 

요런걸로 여러개가 있으면 된다.

물론 이런 트로피는 개인이 소장하는 경우가 많기에 체육관에 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래 사진처럼 프로테스트 합격증과 사진, 그리고 생활체육 복싱대회 우승 상장은 걸려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원본은 본인이 집에 고이 모셔두고 복사본을 붙여놓는다. 참고로 걸려있는 프로테스트 합격자 인물사진들은 칼라 복사임.

위에 있는 사진이 회원들의 프로테스트 합격 사진들, 그리고 아래에 있는 건 생활체육대회 우승 상장들.

 

덧붙여 말하면 이런 관원들이 많다는 건 내가 스파링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것도 있지만 그 이전에 이미 사람들에게 복싱을 지도하는 방법이 확립되고 증명되었다는 소리도 된다. 

흔한 보통 동네 사람들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훈련시켜 생활체육대회에 내보내 상을 타게 할 지도 노하우가 그 체육관에 있다는 얘기니까.

그 지도 노하우에 의지해 누구나 다 실력 향상과 대회에 출전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복싱의 끝이다. 

대부분 생활체육대회 우승 2번 정도, 그리고 좀 더 욕심이 있으면 프로 라이센스까지 취득하면 크나큰 성취감을 느끼며 만족해한다.

 

만약 욕심이 더 나서, 이 단계를 넘어 다음으로 넘어가려는 분들(일반인 중엔 거의 없을 듯)은 이제야 관장의 선수 시절 경력을 꼼꼼하게 따져봐도 될 것이다.

(물론 자신이 잘하고 와 남을 잘 가리키는 건 별개고, 또 잘 배운다고 내가 잘 반드시 잘할 거란 보장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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