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운동

부상은 항상 운동이 잘 될 때 찾아온다

vainmus 2019. 9. 5. 06:00
반응형

이미지 출처 : Pixabay

 

일해서 돈을 번다. 밥을 먹고 집에 와서 쉰다. 생존 가능하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 생존 외에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즐거움이 없으면 그냥 생존만 하고 있는 것이다. 죽지 못해 사는 거라는 말로도 바꿀 수 있겠다. 잘 살기 위해서라도 즐거움을 주는 취미는 있어야 한다. 

 

다양한 취미 중 운동을 선택한 사람이 많다. 어떤 운동이든 몸이 힘들지만 재미를 붙이면 계속하게 된다. 땀 흘리는 게 개운하고 적당한 피로감에 잠도 잘 온다. 몸을 쓰는 일이니 소화도 잘 되고 식욕도 좋아진다. 여기까지는 취미가 아닌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사람도 공감할 것이다. 

 

운동이 건강을 넘어서 인생 취미가 되어 즐거움을 추구하게 되면 문제가 하나 발생한다. 

바로 부상이다. 

운동의 종류가 문제가 아니다. 운동 그 자체에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테니스, 배드민턴 같이 한쪽 팔만 쓰는 운동은 근육이 비대칭으로 발달한다. 신체 불균형이 몸에 좋을 리 없다. 관절이 취약해진다. 당장은 아닐지 모르지만 언젠가 병원신세를 져야 한다. 복싱, 유도, 종합격투기 같은 투기 종목은 말할 것도 없다. 

근육 자극에 집중해서 동작을 천천히 하는 보디빌딩, 정적 운동인 요가, 러닝머신에서 하는 달리기 등과 같이 보기에 안전해 보이는 운동도 부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모든 운동을 건강을 위해서, 재미 없어서 억지로 하게 되면 오히려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 

재미를 붙이고 취미가 되어 자신의 실력을 늘리려 할 때, 거울 속 모습에서 근육이 불어난 것에 만족감을 느낄 때, 예전에 입지 못했던 꽉 낀 바지를 입을 수 있을 때, 바로 이럴 때가 위험한 순간이다. 

내 경험상, 그리고 주변에 운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항상 이 무렵에 부상이 찾아온다. 

 

재미를 붙이고 몸이 변화하고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묘한 중독이 있다.

시간을 아낀답시고 잠을 줄여버리면 몸의 컨디션이 저하되어 일의 능률이 제대로 오르지 않는다. 꼭 잠을 잘 자야 한다. 마찬가지로 운동의 필수 요소는 휴식이다.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것인데 실로 굉장히 중요하다. 재미와 성취감에 계속 운동에 매진하게 되면 그만큼 근육과 특히 관절에 굉장한 부담이 누적된다. 운이 좋거나 몸이 원래 강골이면 괜찮겠지만 대부분 보통 사람들,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 나 자신은 그런 선택받은 유전자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무슨 운동이든 처음 배울 때는 힘들고 지루하다. 나도 체육관에서, 그리고 필드에서 뛰고 날아다니는 실력자처럼 되고 싶다, 라는 부러움이 생긴다. 나름 노력을 해서 서서히 운동에 대한 감을 잡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점점 더 재미있어지고 자꾸만 하고 싶어 진다. 몸이 조금 피곤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아니, 개의치 않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자기 발전에 투자하는 의자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뿌듯하다. 실력도 일취월장하고 몸도 좋아진다. 신이 난다. 그러다가 갑자기 삐끗하는 순간이 온다.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아프다. 운동을 며칠 쉬고 병원에 가도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한다. 이병원 저병원 다녀보지만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조금 괜찮아진 것 같으면 다시 운동을 하러 간다. 그러다 아픈 부위가 더 안 좋아지는 끔찍한 경험을 한다.

'한창 재미 붙이고, 몸도 좋아지고, 실력도 늘고 있고, 여러모로 참 잘 되고 있는 이 시기에 부상이라니!'

'쑥쑥 앞으로 나아갈 이 때에 하필이면...!'

'남들은 저만치 앞서나가는데 나는 이게 뭔가'

 

억울한 생각이 든다. 나는 더 성장할 수 있는데 불운이 닥친 거라 여긴다. 하지만 억울할 것은 없다. 당연한 것일 뿐이다. 헤비 스모커의 폐가 좋을 리 없듯이, 술고래의 간이 멀쩡할 리 없듯이 말이다. 

 

건강을 위해 억지로, 그러니까 누가 시켜서 하거나 정해진 시간에만 운동하는 경우에는 애초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다칠 위험이 없다. 하지만 재미가 붙고 취미가 되면 쉴 시간에도 운동을 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스스로! 

스스로, 그러니까 혼자서 신이 나서 하게 되면 내 몸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세밀하게 파악하는 게 어렵다. 하는 내 모습이 멋져보일지라도, 그래서 기분이 상쾌하고 좋을 지라도 몸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피로가 쌓이는 것이다. 이는 언젠가 부상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피곤하고 어디가 좀 안 좋은 듯 싶다, 하면 무조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웬만한 부상과 통증은 충분한 휴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

 

 

 

 

개인적 경험은 이렇다.

갑자기 아파오는 것은 약 2주만 쉬고 아무것도 안 하면 좋아진다.

복싱 처음했을 때 줄넘기가 익숙지 않아 무릎이 아팠는데 2주 쉬면서 아무것도 안 하니까 해결되었다.

오랫동안 아프고 제대로 기능을 못 하는 부위는 약 3개월~1년 정도 쉬면 된다.

복싱 훅 펀치를 연습하다 어깨를 다쳤다. 통증이 오래갔고 가동범위가 현격히 줄었다. 샤워할 때 등에 비누칠을 못 했다. 그냥 줄넘기만 하고 쉐도우 복싱만 하면서 헤비백을 치지 않았다. 어깨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함이었다. 거의 1년에 가까이 그렇게 어깨를 쉬어주니 지금은 멀쩡하다. 병원비가 아까워지는 순간이다. 

 

사람 몸 다 거기서 거기고, 좀 열심히 해서 재미 붙이면 다들 신이 나서 오버하게 된다. 그러다 꼭 다쳐서 힘들어한다. 

나를 포함해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던 나의 결론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