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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초보 여행기> 괌 2019.12 (3)

vainmus 2020. 1.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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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초보 여행기> 괌 2019.12 (3)

 

먹거리 & 식당 

 

괌은 대략 서울 면적 정도의 크기에 17만 명의 적은 인구가 살고 있다. 

미군의 군사기지가 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쳐도 널럴하게 비어있는 곳이 많다는 소리다.

인구 천만의 서울과 비교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관광을 제외한 이렇다할 산업, 공장이 없는 괌은 사진에서 에메랄드 색을 보이는 Tumon Bay 지역에 들어선 호텔(노란색 표시), 그리고 이 호텔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위한 식당과 각종 쇼핑몰들(빨간색 표시) 있는 곳이 최대의 인구 밀집 지역이자 번화가이다. 

 

다시 말하면 어느 정도 괌을 알고, 여행을 알고 해서 차를 렌트해서 괌 구석 구석 살펴볼 게 아니면 괌 여행은 이 Tumon 지역을 걸어 다니는 게 전부일 수 있다. 

 

바쁘게 여기 저기를 다니면서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남김으로써 여행의 증거를 확보하고 최대한 뽕을 뽑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좋은 선택지는 아니다. 

하지만 느긋한 휴양을 여행의 목적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냥 호텔에서 푹 자다가 일어나 조금 걸어서 식당 가서 밥 먹고 호텔로 들어와 좀 쉬다가 다시 해변 나가고...

 

위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각종 식당, 쇼핑몰이 몰려있는 구간이다.

차 따위는 필요없이 그냥 천천히 걸어도 충분하다.

 

 

 

 

지금부터 나오는 사진과 설명은 위 구글 지도 캡쳐 사진의 빨간색 지역이다. 

 

저녁 식사를 위해 돌아다니다 찍어본 사진인데 이거보다 훨씬 사람들이 많았다. 

보다시피 금발의 서양 백은은 찾기 힘들다. 

미국 영토이지만 비행기를 오래타야 해서 정작 미국인들은 찾지 않고 가까운 동아시아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죄다 한국인들이다. 

일본인도 제법 된다. 

체감상 한국인 65, 일본인 35 정도쯤 된다. 

 

 

한국처럼 횡단보도에서 멀뚱멀뚱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면 안 된다. 

버튼을 누르면 조금 있다 신호가 바뀌는데 이때 건너면 된다. 

 

Hard Rock Cafe 라고 무슨 음식 체인점이라고 한다. 

서양 음식이라 똑같이 칼로 고기를 써는데 그 분위기가 유럽과 많이 다른 느낌이다. 

 

극단적인 스테레오타입으로 나눠보자면 이렇다.

유럽 분위기는 깔끔한 정장, 세미 정장을 입고 클래식을 들으며 스테이크를 썰고 와인을 마신다.

미국 분위기는 편한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신나는 Pop 음악을 들으며 스테이크를 썰고 맥주와 콜라를 마신다. 

Hard Rock Cafe가 이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화려한 마천루의 뉴욕과 온갖 셀럽들이 집결하는 LA의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미국 소도시에 있어서 마을 주민들이 즐겨 찾는 그런 식당...

격식 없고 자유로운, 옛날 어린시절 80년대 TV 외화 시리즈에서 보던 추억의 느낌과 약간 비슷하다고...

나의 추억의 잔상과 미국 문화에 대한 피상적 인식을 억지로 결부시켜 본다.

 

고기가 두툼한 건 참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음식 맛은 별로다. 

분위기 때문에 기대하고, 밝고 친절하고 낙천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괌 현지인으로 구성된 서빙하는 사람들에게서 만족했지만....

맛이 그닥...

 

식사하는 내내 경쾌한 팝 음악이 계속 흘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엘비스 프레슬리가 나타났다. 

흘러간 엘비스의 히트곡을 부르는데 처음엔 너무 잘 불러서 놀랐다.

하지만 립싱크였다. 

그래서 두 번 놀랐다. 

90년대 한국 가요 프로그램도 아니고 뭘 이런 식당에서 립싱크라니...

 

개인적으로 굳이 이런 인위적인 쇼를 안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자연스럽고 편하고 경쾌한 분위기가 더 좋았다. 

아마도 관광객들의 이

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나름의 식당 운영 노하우일까. 

 

 

우리 돈으로 8만 원이 훨씬 넘는 돈이 나와버렸다. 

그다지 맛이 좋질 않았지만 충분한 포만감을 느꼈고, 또 여행을 왔으니 이렇게 돈을 쓰는 것이다. 

 

나는 몰랐었다. 

우리나라처럼 종업원 아무에게나 이것저것 음식에 대한 요구사항을 말하면 즉각 즉각 음식이 나오고 서비스가 제공되는 줄 알았다. 

우리나라처럼 결제를 하는 곳이 따로 있어서 식사를 마친 후 계산서와 카드를 들고 가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식당 문화가 약간 다르다. 

나 같은 개초보 여행객들은 어리버리되기 쉽다. 

 

처음 식당에 들어섰을 때 웃음 지으며 테이블로 안내를 해 준 그 직원이 끝까지 나의 테이블을 책임진다. 

시킬 게 있으면 조금 기다렸다가 그 직원을 찾아 눈빛을 보내면 된다.

 

계산할 때도 테이블을 담당하는 직원이 계산서를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위에 사진과 같다. 

카드를 끼우면 된다. 

원래는 1달러, 혹은 음식 가격의 15% 정도를 팁으로 주는 게 미국 문화이다. 

하지만 괌을 먹여 살리는 한국인, 일본인 관광객들에게는 팁 문화가 없다. 

그래서 괌은 팁을 안 줘도 된다. 

 

 

Hard Rock Cafe에서 의외로 인상 깊었던 건 화장실이었다. 

내가 예전에 보던 진짜 미국 작은 도시나 마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영화에서 나오던 식당과 똑같았다. 

나무와 타일의 색감, 변기 칸을 가리던 나무 칸막이 문의 디자인 등등. 

 

괌 현지인 종업원과 나란히 서서 소변을 봤다. 

볼일을 다 마친 그의 행동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뭔가 달랐다.

한국 지하철 화장실의 사람들처럼 무미건조하면서도 힘이 없이 소변기의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몸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알 수 없는 리듬감과 흥, 경쾌함이 그에게 있었다. 

이 모든 넘치는 스왝을 살려 주먹으로 힘차게 소변기 버튼을 눌러 쳐서 물을 내렸다.

이것이 바로 말로만 듣던 아메리칸 스타일인가?

오줌 쌀 때도 낭만과 멋들어짐이 있었다. 

낙천적이고 생활에 찌들지 않은 그들의 삶, 아니 괌의 생활환경이 부럽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개초보 여행기> 괌 2019.12 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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