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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초보 여행기> 괌 2019.12 (2)

vainmus 2020. 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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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초보 여행기> 괌 2019.12 (2)

 

괌 Reef 호텔

 

낮에 호텔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해변

 

기온이 높고 바람이 잘 분다. 

그래서 빨래가 정말 잘 마른다. 

옷을 적게 가져와서 갈아입을 게 모자라면 화장실에서 빨아서 이렇게 널어놓으면 된다. 

 

12월 괌의 일몰 시간은 6시다. 

해가 지고 해변에서 물놀이하던 사람들(한국인들)은 모두 들어가고 보이질 않았다.

모래사장에 불켜진 곳은 칵테일 클럽인데 이상하게도 한국인은 없고 죄다 서양 백인들만 있었다. 

술 못 마시고, 칵테일도 모르고, 모르는 외국인들하고 어울릴 줄 몰라서 그냥 호텔 방에만 있었다. 

 

내가 머문 Reef 호텔 스위트룸은 양쪽으로 발코니가 있어서 참 좋았다.

여전히 빨래(팬티) 말리는 중. 

 

Reef 호텔의 자랑이라고 일컬어지는 풀(Pool) 장. 

호텔 투숙객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낮 시간에는 한국인, 서양인들이 많았지만 어두워지니까 이용하는 사람이 확 줄었다. 

 

호텔 풀장이 아닌 산호빛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발코니. 

어디 어디를 가고 무엇을 먹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리는 방식의 미션 클리어가 아닌 그냥 오로지 휴식을 위한 여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미세먼지라곤 하나도 없는 괌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의자에 앉아 가만히 멍을 때리고 있었다. 

 

 

대부분 호텔방은 침대 한 두개 달랑 있고 별다른 게 없다.

공간이 협소해서 있으면 답답하다.

하지만 스위트룸은 다르다.

방에 거실이 붙어있거나 하면 스위트 룸인데, 일단 널찍해서 호텔 방안에 있어도 그다지 답답하지 않다. 

 

 

3박 4일을 묵었는데 대략 가격은 우리 돈으로 110-120만 원 정도다. 

원래는 더 비싼 값인데 매제가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처리해서 싼 값에 했다고 한다. 

자세한 절차는 모르겠다. 

Reef 호텔은 일본 자본에 의해 지어졌고 사장도 일본인이다. 

비단 이 호텔 뿐만 아니라 괌에 있는 쇼핑몰, 호텔 등은 거의 다 일본 소유라고 보면 된다. 

일본 여행도 불매 한다고 하지만 괜히 우리끼리 열 내고 별 효과는 없는 게 아닐는지?

알게 모르게 이런 식으로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을 것이다. 

나중에 다시 말하겠지만 괌에서 보는 10명 중 6-7명은 한국인들이었다. 

 

 

개인적으로 호텔 복도 엘리베이터 부근에 있는 공용 전자레인지와 함께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부분.

방 안에 따로 이렇게 냉온수기가 구비되어 있었다. 

여행지에서 물을 많이 마시는 나는 하루에 생수 큰 걸로 1-2 병을 사서 비우곤 했는데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었다. 

컵라면 먹을 때 참 좋다. 

 

 

진하지 않은 옅은 색 바다는 수심이 굉장히 얕다. 

사람 무릎에서 허리까지 오는 깊이의 바다가 이렇게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이다. 

가족단위 물놀이를 위한 여행객들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주변에는 죄다 호텔 건물이 들어서 있다. 

원래는 원주민들 누구나 마음껏 이용하는 모래사장과 해변이었을까?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호텔에 돈을 내고 투숙하는 여행객들의 차지가 되었을까?

괌의 역사를 난 잘 모르겠다. 

 

풀장이 생각보다 넓었다.

물도 깨끗했다. 

수영복은 없지만 그냥 반바지입고 웃통 벗고 내려가서 몸을 담가봤다.

하지만 난 수영을 못했다. 

이때 깨달았다. 

수영를 못하고 물을 무서워하면 이런 괌 같은 바다가 있고 날이 더운 휴양지에서의 재미가 확 줄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한밤중에 찍어본 해변 사진.

그냥 우리나라 부산 광안리 같다. 

굉장히 차분한 광안리.

 

호텔 매점에서 찍어본 각종 즉석식품들.

우리나라 컵라면이 굉장히 잘 나가고 있다. 

 

햇빛을 가리는 모자, 반팔, 반바지, 수영복, 캐리어, 각종 기념품도 같이 팔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이렇다 하게 살 건 없었다. 

 

 

적도 지역 바닷가 한가운데 있지만 습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가을의 건조하고 쾌청한 날씨까지는 아니다. 

그냥 늦봄, 초여름 부산과 제주도의 분위기다. 

 

무르익은 봄과 아직 여물지 않은 여름날 특유의 싱숭생숭함이 있지 않나. 

얇은 반팔에 반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조용히 붉을 밝히는 전봇대 가로등 아래 서 있는 느낌. 

그냥 한국과 너무나도 다른 기후와 미세먼지 없는 상쾌함, 그리고 여행의 자유를 만끽하며 호텔 주변을 서성거렸다. 

 

좀 놀 줄 안다 하면 칵테일 바, 여행자를 위한 클럽 같은 데를 가야겠지만 난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서 그냥 이 주변만 왔다 갔다 했다.

아쉬움이 남는다. 

이래서 잘 놀고 잘 어울리는 것도 능력이다. 

12월 중순이라 한창 크리스마스 분위기 낼 때다.

더운 지역이라 그런지 이렇게 차가운 느낌의 조명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놓았다. 

이게 뭐라고 한 무리의 일본인 여행객 처자들이 여기서 저마다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한번 카메라에 담아봤다.

 

 

 

 

<개초보 여행기> 괌 2019. 12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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