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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치 클리닉 후기 (2)

vainmus 2019. 6.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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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치 클리닉 후기 (2) 

 

음치 클리닉에 다니면서 배운 노래 잘하는 법에 대해 포스팅을 해 봅니다. 

창조가인 보컬 아카데미의 송쌤께 배운 것들을 기억에서 불러와 쓰는 거라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창조가인 보컬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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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정 444-02-00484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 26, 3층 보컬 전문 교육기관 창조가인보컬아카데미 (실용보컬,뮤지컬,성악,팝페라) 취미 동호회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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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잘 하는 방법

 

 1  배에 힘을 줘라

 

복식 호습, 복식 발성이란 말 많이 들어봤을 거다. 배우들이 연기할 때 말하는 걸 유심히 신경 써서 들어보면 뭔가 우리 같은 일반인이 평소에 말하는 소리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더 깊고 풍부한 소리다. 뉴스에 나오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떠올려도 마찬가지다. 

 

가슴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아랫배에 힘을 주고 내는 복식 발성이다. 

물론 처음엔 잘 되지 않는다(난 아직도 잘 안되는 것 같다). 이를 위해선 아랫배에 힘을 주기 위한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배꼽 아래 약 5cm 정도 되는 곳에서 다시 안쪽으로 약 5cm 들어간 부분에 힘을 주는 연습이다. 흔히 알고있는 단전 부위 되겠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이 아랫배에 힘을 유지한 채로 '스' 소리를 최대한 오래 낸다. 볼록했던 아랫배가 꺼지면서 숨이 다 할 때까지.

성대가 떨리는 유성음이 아니라 무성음이다. 조용히 하라고 할 때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쉿!' 할 때와 같다. 성대의 떨림이 없어야 한다. 

다음번에는 소리만 '즈'로 바꿔서 연습한다. 이번에는 유성음이다. "즈~" 할 때 성대가 울려야 한다.

 

"스", "즈" 모두 아랫배에 힘이 잔뜩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3번 정도를 한다. 몸이 더워지며 이마에 아주 약간의 땀방울이 맺힐 절도의 강도로 해야 하는데 난 귀찮아서인지 이런 연습을 하지 않았다. 아마 그래서 내 노래 실력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했을 것이다. 

 

"스", "즈" 소리 자체보다 배에 힘을 준다는 느낌을 잡는 게 더 중요하다. 내 생각으로는 "스", "즈" 말고 다른 소리로 해도 상관없다고 본다. 

 

윗몸일으키기 같은 복근 운동과는 또 다른 신경의 자극을 느껴야 하는데 이걸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나처럼...

노래에 소질이 있다 없다를 가르는 기준은 애매한 그 무엇이 아닌 단순히 이렇게 배에 힘을 잘 주고 못 주고를 가리키는 걸지도 모르겠다. 

 

 

송쌤은 이렇게 설명했다. 

"똥 쌀 때처럼 힘을 주세요!"

예쁘장한 얼굴에서 이런 말이 나왔을 때 좀 안 어울린다 싶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시를 들으니 어떤 식으로 집중해서 힘을 주어야 하는지 보다 명확하게 와 닿았다.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 바이오피드백(Bio Feedback) 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다. 똥을 싸기 위해 배에 힘을 주는 방법을 배우는 훈련이다. 송쌤의 말대로 이걸 응용해서 노래를 해봤는데 어느 정도의 성과는 있었다. 물론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건 순전히 나의 연습 부족이 그 이유다. 혼자서도 꾸준히 배에 힘주는 연습을 해야 했지만 그러질 않았다. 귀찮고 하기 싫고...

 

2019/05/18 - [건강 & 운동] - 나의 변비 투병기 7 - 바이오 피드백 훈련

 

운동 시합에서도 중요한 건 혼자서 묵묵히 하는 피지컬 트레이닝이다. 노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음치 클리닉에서 사용했던 교재. 

송쌤께서 중요한 내용을 요약정리하여 나누어 주셨다. 

내용은 쉽지만 실천에 옮기는 건 어려웠다. 

 

 

 2   목에 힘을 빼라

 

목에 핏대 세우며 노래를 한다, 목에서 피가 나며 득음을 했다, 뭐 이런 말들을 들어봤을 거다. 송쌤의 말에 의하면 이건 다 목만 상하고 얻는 건 하나도 없는 안 좋은 방법이다.

강력한 아랫배의 힘을 통해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 목(성대)을 통과해서 소리가 날 뿐, 목(성대)은 전혀 힘이 들거나 고통스럽지 않아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있다.

"왼손은 거들뿐!"

이걸 노래와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다.  

모든 힘은 아랫배가 준다. 소리는 아랫배에서 생성된다. 목은 그저 거들뿐이다. 

 

당시 나는 복싱과 역도를 하고 있었다.

(복싱은 동네마다 체육관이 있고 역도는 각 지역별로 일반인들을 위한 역도 동호회가 활발히 운영 중이라서 누구나 찾아가서 배울 수 있다)

복싱과 역도에서 하는 얘기 중 비슷한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팔에 힘을 빼라는 거다.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인 경험을 토대로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다리를 포함해 온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지만 명치부터 그 위쪽, 그러니까 가슴, 어깨, 팔은 힘을 빼야 한다. 한쪽은 있는 힘껏 근육을 긴장시키고 다른 한쪽은 철저히 이완시키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얼핏 들으면 납득이 되질 않는다. 주먹으로 상대를 때려야 하는 복싱, 무거운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야 하는 역도에서 팔의 힘을 빼라고 하다니. 

하지만 우리 몸에서 팔 근육은 작다. 팔, 다리(하체) 중 어느 것이 더 굵은지 보면 답이 나온다. 큰 근육의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작은 근육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복싱에서는 다리 힘으로 몸을 비튼다. 그 비틀린 힘을 팔로 전달해 상대방을 가격한다. 여기서 팔에 힘이 들어가면 팔이 굳어버린다. 다리 힘이 팔로 제대로 전달이 되질 않는다. 

다리 힘이 무효가 되고 팔의 힘만으로 상대방을 때리려 하는 꼴이 된다. 

 

역도에서는 굽혔던 다리를 힘껏 피는 힘으로 바벨을 들어 올린다. 두 손으로 바벨을 들고 힘껏 수직 점프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이때 팔에 힘이 들어가면 매끄러운 동작이 나오질 않는다. 철저한 팔의 이완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송쌤은 목에 힘을 빼라는 말을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셨지만 난 이런 나의 운동 경험을 토대로 감을 잡아갔다. 

아랫배의 힘은 다리 힘이고 목(성대)은 팔이다. 

두 다리에 힘이 들어가며 굳건한 자세로 서 있으면서 아랫배에서 최대한의 파워를 이끌어내어 위로 올려야 한다. 긴장을 풀고 이완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명치 위부터다. 가슴과 어깨, 목, 팔의 힘을 완전히 빼야 한다. 힘을 줘야 고음이 가능할 것 같지만 절대 아니다. 철저히 힘을 주지 않아야 자연스러운 고음이 나온다. 

복싱, 역도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한쪽은 힘을 주고 한쪽은 힘을 빼야 하는 게 그렇다. 또 그만큼 어렵다. 

 

유명한 R&B 가수의 음을 가지고 노는 듯한 발성이 있다.

글로 표현할 수도 없는데 그냥 가수 김조한의 애드리브와 바이브레이션을 생각하면 얼추 이해가 될 것이다. 

송쌤의 말로는 그게 다 목(성대)의 힘이 빠져있기에 가능한 기술이라고 한다.

모든 강약 조절은 목으로 하는 게 아닌 배로 하는 거라는 게 핵심이다. 

 

물론 감을 잡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제대로 하는 것은 별개다. 좀처럼 목의 힘을 빼지 못했다. 고음에서 나도 모르게 가슴에 힘을 주어서 조이곤 했다.  시원하게 뿜어져 나와야 할 소리가 자꾸 가슴과 목에서 걸려 답답한 소리가 나오곤 했다. 

 

노래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이란 이렇게 얼마나 쉽게 목에 힘을 뺄 수 있느냐는 걸로 결정지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3   머리 공명

 

소리가 곧바로 입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위로 쭉 올라가서 머리(두개골)를 진동(공명)시킨 후에 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머리를 공명 시키란 건데 일종의 두성이다. 

일반 소리와 공명된 소리는 다르다. 보다 깊고 풍성하며 울림이 있다. 듣기 좋은 소리가 난다. 노래에서 공명은 필수다. 

배에 힘을 주고 목에 힘을 빼는 걸 터득했다면 이제 공명을 사용할 차례다. 

 

입 안에는 연구개와 경구개가 있다. 입천장 딱딱한 부분이 경구개이다. 경구개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말랑말랑한 부분이 있는데 여기가 바로 연구개다.

 

송쌤은 소리를 낼 때 연구개 쪽으로 쏘아 올리라고 말씀하셨다. 

강력한 아랫배의 힘에서 시작된 호흡이 이완된 목을 통과해 소리가 생성된다. 이 소리가 그대로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연구개 부근을 때려 머리(두개골)의 공명을 만들게 되면 아주 듣기 좋은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난 이걸 끝끝내 해내지 못했다. 아직 배에 힘을 주는 것도 목에 힘을 빼는 것도 버거웠는데 공명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MBC 복면가왕에서 박기영의 Lonley Night를 들었다. 

유튜브에서 링크를 걸어본다.

https://youtu.be/gdO_cj5 Evlo? t=2

 

 

첫 소절을 들으면서 바로 송쌤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저게 바로 위로 치솟는 소리, 즉 두성이구나.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이완된 목을 편안하게 통과해서 머리를 울리는 것 같았다. 

맑고 깨끗한 소리였다. 

노래는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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